그런 CORTIS의 모습이 앨범에는 어떻게 담긴 것 같아요?
마틴: 저희가 어떤 감정들을 느끼고 어떤 상황인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키포인트를 잡았어요. ‘GO!’는 스튜디오에 가는 걸로 시작해서 작업하는 일상이 담긴 저희의 라이프스타일 같아요. ‘GO!’나 ‘FaSHioN’은 좋아하던 장르를 가져왔고, K-팝 퍼포먼스와 합쳐져서 더 좋은 결과물이 된 듯해요. 미국에서 여러 장르나 사운드를 접하며 다양한 걸 시도해봤는데, ‘What You Want’나 ‘JoyRide’는 더 LA 바이브가 나는 것 같아요. 더 ‘멜로(mellow)’하면서 부드럽고 몽글몽글한 사운드를 많이 작업했어요. 지금도 그렇지만 LA에 있을 때 저희 멤버들이 장난기도 많고 밖에 나가서 세상을 느껴보고, 탐험하고 싶은 욕심이 많았던 것 같거든요. 그래서 ‘What You Want’에는 저희가 진짜 원하는 게 담겨 있어요.
마지막 트랙 ‘Lullaby’에는 함께 작업하는 CORTIS의 방식이 음악 자체에서 드러나는 듯했어요.
마틴: 용산 근처에 ‘아지트’라고, 멤버들과 같이 작업하는 장소에서 쓴 곡이에요. 어느 날 아침에 건호한테 “새로운 재밌는 것 없을까? 어떤 장르를 해보면 재밌을 것 같아?” 물어봤는데, 재즈는 어떻겠냐고 했어요. 재즈에 대한 음악적 배경은 없다 보니 들리는 대로 찍어보며 놀다가 좀 아닌 것 같아서 아카이빙했거든요. 그날 저녁 ‘송 캠프’에서 슈프림 보이 프로듀서님이 작업한 트랙이 있냐고 하셔서 그걸 들려드렸더니, 멜로디를 써보자고 하시더라고요. 나중에 수정은 거쳤지만 그때 한 흐름으로 만든 노래였어요. 멤버들이랑 얘기하며 캔 소리도 추가하고, “I GOT WORK”는 제임스 형이 자고 있는 멤버들 깨우려고 만든 ‘챈트(Chant)’였어요.(웃음)
CORTIS만의 유쾌함이 노래 곳곳에 숨어 있네요. ‘FaSHioN’에서는 마틴 씨가 건호 씨를 샤라웃 하죠.(웃음)
마틴: ‘FaSHioN’은 원래 사운드에 집중하고, 가사는 말도 안 되는 얘기처럼 웃기게 쓰려고 했어요.(웃음) 저희끼리 옷을 사면 “내가 더 잘 어울리겠는데?”, “완전 내 건데?” 한다거나 “예쁜데 잘 샀네.” 하거든요. 패션은 본인을 표현하는 첫인상이잖아요. 옷을 잘 입지 않더라도 특이하게 입어보거나, 저만의 스타일을 찾아보고 ‘나는 오늘 어떤 기분이지?’ 생각하게 돼요. 밝은 옷을 입고 싶은지 어두운 걸 입고 싶은지, 검은색으로 입어도 다크한 기분이 아닐 수도 있고요. 패션을 통해 한 시대의 선구자나 한 세대의 대표가 되기도 하잖아요. 패션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전에는 이상해 보였던 게 유니크해 보이거나 달라 보이더라고요.
그 점에서 CORTIS는 음악과 패션, 퍼포먼스, 영상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게 확실하다는 인상이에요.
마틴: 새로운 시도를 한다면 그에 따른 무게가 있을 거라 생각해요. 처음부터 모두에게 사랑을 받을 수는 없을 테고요. 그걸 하나둘씩 깨나가고, 누군가 저희의 음악과 패션을 공감하고 따라 하면서 어떤 문화가 생기면 좋겠어요. 저희에게 편안한 것들을 하면 저희라는 사람으로서 누군가의 기억에 남고. 그러면서 새롭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싶어요.
사실 마틴 씨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Deja Vu’로 시작해서 아일릿의 ‘Magnetic’ 같이 이미 잘 알려진 참여 곡들이 있는데, 사뭇 다른 경험이었을 듯해요. 어떤 결과물이 세상에 공개되었던 거니까요.
마틴: 당시에 운 좋게 기회가 생겨서 참여하게 되었어요. 곡들이 공개된 후에도 제 것에 집중하자는 마음으로 차트를 확인하진 않았어요. 어느 날 아버지께서 전화가 오셨는데 ‘Magnetic’이 빌보드 차트에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뿌듯했지만 ‘내 일에 집중하자.’며 겸손함을 유지하려 했어요. 사실 LA에서 처음으로 저작권료를 확인했거든요. 그때는 잠깐 중심을 잃을 뻔했어요.(웃음) 어머니랑 통화하면서 놀랐던 기억이 나는데, 저작권료는 잘 보관하고 음악 장비 사는 데만 썼습니다.(웃음)